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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에서 스톨의 사용에 대한 이해

최고관리자 2017-02-04 (토) 19:22 7년전 7616  

목회자가 예배를 집례할 때 가운 위에 걸치는 것을 영대(領帶)라고 하는데, 대부분의 목회자들에게는 영어인 스톨(stole)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영대는 글자 그대로 '목에 두르는 띠'라는 뜻이며, 안수 받은 목회자들의 신분(status)과 직무(office)를 가리키는 하나의 뺏지(badge), 즉 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영대, 즉 스톨은 예배를 집례할 때만 착용하는데, 다시 말해 안수를 받은 목회자라도 예배의 상황이 아니면 일상에서는 착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때때로 스톨이 오용되거나 오해로 말미암아 거부되는 경우를 만나는데, 예배학자로서 불편한 마음을 감추기가 어렵다.

기독교에서 언제부터 스톨을 사용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지만, 초기 교회가 어느 정도의 체계를 완성했던 2~3세기에 이미 널리 행해졌던 것은 확실하다. 그리고 6세기에는 스톨을 사용하는 것이 공식적인 것이 되었다. 동방교회에서도 에피트라힐리온(epitrachelion)이라는 이름으로 오랜 역사 동안 스톨을 사용해왔다. 그러나 본교단을 포함해 한국 개신교에서의 스톨 사용은 많은 혼란과 의문을 야기하고 있다.

가장 큰 오용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예배가 아닌 상황에서 스톨을 착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많은 경우에 스톨이 아닌 특정 행사를 위해 제작된 유사스톨(stole-like)이다. 간혹 특정 정당이나 협회의 행사에서 같은 색상의 스카프를 사용하는 것처럼 교회들도 빈번히 유사스톨을 사용한다. 게다가 예배에서 사용하는 스톨을 그대로 가져오거나 유사스톨을 사용하면서도 '스톨'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기에 큰 혼란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교단은 이러한 유사스톨 사용으로 인한 혼란에 적절한 지침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 만일 어떤 기독교 단체가 특정 모임의 단결을 강화하기 위해 목에 걸친 무엇인가를 준비했다면 '스카프' 또는 '목도리'로 지칭하여 혼란을 최소화하고, 그 크기와 모양이 스톨을 연상시키는 것이 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안수를 받지 않은 목회자나 평신도 지도자들이 스톨을 착용하는 문제이다. 간혹 예배나 기타 행사 등에서 장로나 권사들이 스톨을 착용하는 경우를 본다. 고대문헌에 따르면 장로들이 스톨을 착용했다는 기록들이 있는데, 이 때 장로는 장로교회와 회중교회 등에서 일컫는 평신도 장로(elder)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성례를 집행할 권한이 부여된 안수 받은 장로, 즉 개혁전통에서는 목사를 뜻하는 것이다. 그것은 장로교의 집사(deacon)가 카톨릭, 정교회, 성공회 등의 성직자인 부제(deacon)와 같은 단어를 사용하지만 전혀 다른 직무인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하겠다. 카톨릭, 정교회, 성공회 등에서는 부제도 안수 받은 목회자로서 스톨을 사용하고 있다. 부제가 스톨을 사용한다는 고대문헌을 문자적으로 적용한다면 장로교의 집사들도 스톨을 착용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모든 것에는 상황에 따른 적절한 해석과 실천이 필요하다. 한편, 성경봉독을 맡은 일반 평신도가 스톨을 착용하고 오히려 목사는 스톨을 착용하지 않았던 예배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 목사에 따르면 자신은 성도들을 섬기는 종이고, 성도들은 거룩한 제사장이기에 성도들에게 스톨을 양보했다는 것이다. 약 2천년의 기독교 역사와 함께 해온 스톨의 역사를 자의적 해석을 통해 임의로 사용하는 것은 삼가야 할 것이다. 교단은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목회자 및 교회 직분자 교육을 통해 혼란을 방지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스톨이 개혁주의 전통이 아닐 뿐 아니라 예배의 형식주의나 권위주의를 상징하는 것이기에 거부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것은 스톨에 대한 역사적이고 신학적인 이해의 부족에서 온 것이다. 종교개혁 당시 예배 의복에 관해 가장 과감한 개혁을 단행했던 칼빈도 스톨만큼은 그대로 계승하였고, 성경에서 언급하지 않은 것은 예배에서 절대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던 청교도인들도 스톨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지 않았었다. 스톨은 목회자의 권위를 드러내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오히려 예배 집례자에게 겸손을 상기시키는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 한 예로 11세기에 스톨을 착용하면서 드려졌던 기도가 있다 "주여, 정의의 스톨로 내 목을 감싸시고, 죄의 모든 타락으로부터 내 영혼을 맑히소서." 오직 하나님의 진리와 하나님의 영으로만 예배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찾아볼 수 있다.

 

-대전신학대학교 예배학 김명실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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